운 목사가 서글픈 설교를 한 것 같다. 곧 화면은 전환되었다. 마치 게임 '디아블로'를 연상시키듯
이 황량한 공간이 펼쳐지고 그곳은 흡혈귀의 도성, 즉 지옥이 되었다. 거기에 한 방랑하는 여인이
나타났다. 아무런 무기도 없이 방어구도 없이 그리고, 마법의 도움도 없이 그 위험한 지역을 방랑
하는 것이다. 그 여인의 슬픈 표정이 나를 끌어당겼다. 곧 그 여자는 한 가지의 비밀을 알아냈다.
그것은 정령을 소환하듯이 천사를 소환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유일한 무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천사장 미카엘을 소환했다. 그런데, 그 천사장은 거대한 석상에 불과했다. 마치 어
떤 소설 '천사는 말이 없었다'를 연상시키듯이 그런 서글픈 현존을 제시한 것이다. 다시 화면이
전환되었다. 한 방에 한 남자가 고독하게 앉아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바로 그 사내가 천사장
미카엘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마침 지옥의 대마왕, 마녀와의 결혼을 시도하고 있었
다. 마치 탄트라에서의 시바신과 검푸른 칼리 여신의 형상으로 곧 아름다움을 치장한 마녀가 나
타났고, 그녀는 미카엘에게 방랑하는 여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미카엘이 대답했다.
"옛날 아내야…."
그들은 곧 성교의 자세를 취했고, 미카엘은 흡혈귀 마녀에게 '소멸수'를 건네준다. 결혼의 조건으
로, 곧 그녀가 '영생'을 상실한 대가(對價)의 평범한 여인이 되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흡혈귀 마녀
는 지껄인다.
"이럴바엔 옛날 아내에게 잘해 줄 것이지…."
다시 화면이 전환되었다. 다시 '디아블로'의 던젼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중앙은 거대한 지옥의 아
가리를 벌리고 있었고, 왼편에 순교자들을 위한 십자가들이 널려있었다. 그리고, 오르편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방랑하는 여인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두명의 친
구를 이끌고 여전히 방랑했다. 하지만, 곧 한 여자는 흡혈귀에게 물려서 전염되었고, 곧 다른 한
여자를 물어뜯었다. 방랑하는 여자와 상처를 입은 여자는 도망쳤다. 상처를 입은 여자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때 방랑하는 여인이 비감하게 말했다.
"영생을 얻으면 살 수 있고, 원한다면 고통스럽게 죽을 수도 있어? 어떻게 할거니?"
상처입은 여자는 대답했다.
"죽고 싶어…."
곧 상처입은 여인은 추한 몰골로 죽어갔다. 흡혈귀가 안되는 조건이었다. 갑자기 방랑하는 여인
은 대마왕의 동생, 즉 마녀의 남동생에게 쫓기기 시작했다. 그는 무서운 근육을 지녔고, 날카로운
이빨을 번뜩였다. 방랑하는 여인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옛 남편,
즉 천사장 미카엘의 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방랑하는 여인은 필사적인 심정으로 사내에게 구원
을 요청했다. 그 방 안에 사내는 고독하게 앉아있고, 문은 잠겨있었다. 하지만, 곧 그 문도 흡혈귀
에 의해 곧 부서질것처럼 위태로웠다. 여자는 간절히 갈구했다, 제발 도와달라고…. 그러자 사내,
즉 천사장 미카엘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악몽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그 사내는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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