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2011

"단테의 신곡-연옥편"에 한하여

단테- 그의 대척점은 사라졌다…. 온갖 '지리상의 발견' 이후에 사람들은 새로운 대륙을 발견했

고, 더 이상 끝없는 낭떠러지가 존재하는 바다를 상상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연옥 산의 비유

는 오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었다. 혹 어떤 인간들이 '시칠리아의 연옥'을 상상하든지 아니

면 아일랜드의 '성 패트릭의 연옥'을 상상하든지 나는 그들에게 흥미를 못느낀다…. 하지만, 나는

하나의 의문을 품는다…. 유럽의 중세의 무수한 서민들이 누렸던 상상 속의 세계는 어떻게 존재

하고, 어떻게 지옥적인 한계를 겪기 시작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도 '바오르'의 지푸라기의 비

유는 여전했고, 사람들은 사소한 악덕들을 배려해주길 고대했다. 사람들은 그 연옥을 지상에 안착

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짐짓 우리들이 쌓는 상상의 한계는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위대한 시인이 바라본 '카토', 연옥산의 문지기를 잊지 말자…. 자유를 위하여 자결한 그를 단

테는 존경했고, 그에게 위대한 자리를 주었다. 하지만, 역시 보편된 교회의 전설은 세계사의 시작

과 더불어 초라한 현존을 누리고 있었다…. 아직도 투쟁하는 교회의 '정치적'인 시도가 있어왔지

만, 사람들은 여전히 '연옥'의 존재를 잘 모른다. 그리고, 신교도들은 곧 '연옥'을 닫아버렸다…. 우

리들은 다시 이분법적인 질서에 시달리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저승에서 더 이상 공덕을 쌓

을 수 없다면 씁쓸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후에 이 '저승의 지리'를 다시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 사람들은 믿어줄까? 나는 단테의 이마에 일곱 번 새겨진 'P'자를

기억하고 있고, 그가 목격한 죄인들의 참회가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그 이마의 '인'을 지워주었

고, 결국엔 '지상 낙원'을 되찾은 것이다…. 어떤 사람들, 단테의 애호가들은 많은 주석들을 달았

고, 우리는 확고부동한 세상의 질서를 원했다. 하지만, 여전한 상상의 경계였다…. 그리고, 이 위

대한 미래의 한가지 '모상'을 되찾는데 인간들은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우리들은 경건하고 위대

하게 역사 속에서 개입할 '아버지'를 애타게 찾았지만, 그 분은 오랫동안 침묵에 잠겨 있었다….

그래서, 나 또한 그들처럼 하나의 비애를 안고서 산정에서 흐느끼는 마음을 가졌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인간들은….'

그때였다…. 한 중년의 사내가 등산복의 차림으로 내게 접근해왔고, 물었다.

"젊은이, 이 길이 끝입니까?"

그리고, 그 질문은 내 뇌수에서 떠난 적이 없다….

'길의 끝?'

나는 신비한 체험을 안고서 대답했다.

"이 아래쪽으로 꺾어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시죠…."

나는 두 번째 산정을 가리켰다…. 사내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셨다. 그리고, 나는 산을 어지럽게

날아 다니는 푸른 새들을 바라보면서 지껄였다.

'새들아, 내 어깨에 앉아줘….'

하지만, 그 새들은 냉정하게 내 동공의 한 자락을 스쳐 날아다닐 뿐이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

기 시작했다. 하늘로부터 작은 곤충들이 날아왔다…. 무당벌레와 어린 사마귀, 그리고 황금빛 파

리 한쌍, 그리고, 이름을 모를 유충이 한 마리 있었다…. 나는 뜻밖의 선물에 웃음을 지었다…. 그

리고, 내 청바지에 달라붙는 무당벌레가 한없이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제 한 무리의

망자들이 누렸던 '연옥'이 해방되려는 찰나가 곧 다가온 것이다…. 그들이 어디에 숨어왔고, 또 왜

'지복직관'을 누리지 못하는 슬픔을 지녀왔는지 나는 잘 몰랐다. 하지만, 산정을 내려올 무렵, 비

가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빗속에서 거리의 여인들을 바라보면서 마음 한 구석에 담긴 말을 떠올

렸다. 내가 느끼는 감성의 한 형태를 나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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